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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 전환

식품·유통 AX, 왜 엑셀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12분 읽기

식품·유통 현장을 돌다 보면, AX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도 3개월 뒤 다시 엑셀과 카톡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ERP를 도입했거나, 클라우드 SaaS를 붙였거나, AI 챗봇까지 시범 운영했는데도 ‘최종본’은 여전히 파일 하나, 확정은 여전히 메신저 스레드인 조직이 반복됩니다.

이건 도구가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업무 레일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AX는 슬라이드에 쓰는 단어가 아니라, 발주 한 건이 정산·재고·광고·CRM까지 끊기지 않고 흐르는 구조를 말합니다. 그 레일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솔루션을 사도 현장은 익숙한 파일로 되돌아갑니다.

엑셀이 ‘나쁜 도구’가 아닙니다

엑셀은 빠르고 유연합니다. 신규 백화점 지점 발주 양식, 이번 달 유통 수수료 정산표, Meta·Google 광고 성과 취합. 당장 필요한 건 파일 하나로 해결됩니다. 식품·유통 업은 채널·지점·SKU·프로모션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유연함’ 자체는 경쟁력입니다.

문제는 파일이 늘어날수록 ‘최신본’과 ‘공식 규칙’이 사라진다는 점입니다. v3_final_진짜최종.xlsx가 생기고, 카톡방마다 다른 단가가 오가고, 정산팀과 영업팀이 서로 다른 숫자를 ‘맞다’고 주장합니다. AI를 붙여도 입력 데이터가 파일마다 달라 답이 흔들립니다. 사람은 밤새 맞추고, AI는 그 밤새 맞춘 결과를 학습하지 못합니다.

  • 발주 확정본과 정산용 파일이 따로 놀면 마진·수수료 계산이 어긋납니다.
  • 카톡으로 넘어온 수정 요청은 감사 로그에 남지 않아, 분쟁 시 근거가 없습니다.
  • 지점·채널 마스터가 파일마다 다르면 재고·클레임 대응이 하루씩 밀립니다.
  • 광고 성과와 실제 출고·정산 데이터가 연결되지 않으면 ROAS 숫자만 좋아 보입니다.

현장에서 반복되는 4가지 병목

컨비니 CAIE 팀이 내부 운영과 파트너사 현장을 맞닥뜨리며 정리한 패턴이 있습니다. 네 가지는 거의 항상 같이 나타납니다.

첫째, 데이터 주권이 개인·팀·파일 단위로 쪼개져 있다는 점입니다. ‘누가 만든 파일이 진짜인지’가 하루에도 여러 번 갈립니다. 둘째, 프로세스가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의 기억과 메신저에 의존한다는 점입니다. 담당자가 휴가 가면 발주·정산이 멈춥니다.

셋째, 화면과 API가 모듈마다 제각각이라 확장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발주 화면은 이렇게, 정산 화면은 저렇게. 사용자는 매번 새로운 UI를 학습해야 합니다. 넷째, AI를 ‘챗봇 하나’로만 도입해 업무 흐름과 분리된다는 점입니다. 질문은 잘 받지만, 정산 배치를 돌리거나 클레임 티켓을 열지는 못합니다.

흩어진 데이터가 하나의 흐름으로 모이는 추상적 표현
AX는 도구 교체가 아니라, 데이터가 흐르는 레일 재설계입니다.

‘시스템 도입’과 ‘AX 전환’은 다릅니다

많은 AX 프로젝트가 ‘시스템 도입’에서 멈춥니다. RFP → 벤더 선정 → 커스터마이징 → 교육 → go-live. go-live 이후 현장 담당자는 예전 파일을 병행합니다. ‘시스템엔 아직 없는 예외’가 매일 생기기 때문입니다.

AX 전환은 다른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발주 확정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정산·재고·광고·CRM에 어떤 데이터가 어떤 순서로 전달되는가?’ 이 질문에 답하는 레일이 없으면, ERP는 또 하나의 silo가 됩니다.

CAIE는 컨비니 내부에서 이 질문을 매일 검증합니다. 280개가 넘는 API, 100개가 넘는 운영 화면이 ‘보여주기용 데모’가 아니라 실제 발주·정산·광고 운영에 쓰입니다. 슬라이드가 아니라 로그인 기록과 배치 실행 이력으로 AX를 증명합니다.

탈출 조건: 한 건이 끝까지 이어져야 합니다

엑셀에서 벗어나려면 ‘엑셀을 금지’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대체할 레일이 있어야 합니다. CAIE에서 내부 운영을 통합하면서 확인한 핵심 조건은 하나입니다. 발주 한 건이 정산·광고·CRM·AI 에이전트까지 끊기지 않을 때, 현장이 바뀝니다.

예를 들어 백화점 지점 발주가 들어오면, 재고 가용량과 자동 연동되고, 출고·정산 이벤트가 같은 transaction id로 묶이며, 해당 SKU의 광고 소재 성과와 margin이 같은 대시보드에서 보여야 합니다. 담당자는 파일을 열지 않고 MasterList 한 화면에서 상태를 확인합니다.

  • 단일 마스터, 지점·채널·SKU·거래처 코드 체계 통일
  • 이벤트 레일, 발주·정산·광고·CRM이 같은 키로 연결
  • UI 하네스, MasterList·guard:design-system으로 화면 규칙 통일
  • AI 레이어, 반복 업무는 에이전트, 사람은 예외·의사결정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전사 ERP 교체부터 시작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권하지 않습니다. 발주·정산·마케팅 중 병목이 가장 큰 한 축을 4–8주 파일럿으로 좁히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첫 파일럿의 성공 기준은 ‘데모 영상’이 아니라 ‘담당자가 매일 로그인하는지’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발주·정산·광고를 하나의 데이터 레일로 연결하는 CAIE 5단 구조를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지금 당장 현장 진단이 필요하다면, 엑셀·카톡·레거시 중 어디서 데이터가 끊기는지부터 30분 안에 맵핑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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